염색체 길이 늘려 수명 연장’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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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준호 교수팀이 ‘예쁜 꼬마선충’의 염색체를 늘여 수명을 20% 연장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이 염색체의 길이를 늘려 수명을 연장시키는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세대 생물학과 노화유전자기능연구센터 이준호 교수(42) 연구팀은 실험용 벌레의 일종인 예쁜 꼬마선충(C. elegans)의 염색체 끝부분(텔로미어, telomere)을 정상보다 30% 정도 길게 만들어 평균수명을 20일에서 23.8일로 20% 증가시켰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2년 만에 얻어졌으며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 온 라인판 2일자에 게재됐다.
염색체는 세포 내에서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가 모여 있는 곳으로 예쁜 꼬마선충은 6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세포의 수명은 바로 텔로미어의 길이에 좌우된다. 즉 세포가 분열을 거듭해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가 닳아 없어져 길이가 짧아진다.
연세대 연구팀은 거꾸로 텔로미어가 길어지면 세포의 수명이 연장된다는 점에 착안, 예쁜 꼬마선충에 유전자조작을 가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어나게 만드는 단백질을 대거 작동시켰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예쁜 꼬마선충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물론 노화 속도 역시 지연됐다. 젊음을 유지한 상태에서 오래 살았다는 의미다.
이준호 교수는 "개체 수준에서 텔로미어와 노화의 관계를 밝힌 것은 세계 최초"라며 "예쁜 꼬마선충과 사람의 텔로미어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이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훈기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