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관

빅뱅과 암흑류

평창군 대하리 2009. 1. 9. 20:40
(서울=연합뉴스)
암흑에너지는 물론 암흑물질의 정체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엔 기존 물리학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암흑류'가 발견돼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23일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진은
최근 우주의 물질들이 매우 빠르게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는 관측가능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중력현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암흑류'(dark flow)라는 이름을 붙였다.

관측가능한 우주'란 빛이 빅 뱅 이후 우주의 전 생애,
즉 137억년 동안 행진하는 범위를 가리키는 것인데 학자들은
그 너머의 우주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가장 큰 구조인 거대은하단들을 연구하던 중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
거대은하단은 1천개 가량의 은하들과 함께 X-선을 방출하는 고온 가스가 몰려있는 구조인데
이런 X-선과 빅뱅의 잔해인 우주마이크로파배경(CMB)과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면 은하단의 움직임도 알 수 있다.

X-선은 CMB 내부의 광자들을 흐트러뜨려 온도를 변화시키는
이른바 수니예프-젤도비치 운동 효과(SZ)를 일으키는데
이런 현상은 이전엔 은하단이 뭉쳐있어 관측되지 않았으나
NASA 연구진은 60억 광년 거리까지 펼쳐진 700개의 은하단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하다가 이를 발견했다.

이들은 은하단들을 NASA의 CMB 지도와 비교하다가
은하단들이 센타우루스자리와 돛자리 사이의 영역으로
시속 320만㎞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진은 "은하단들의 이동 속도는 매우 빨랐으며
거리에 따라 속도가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관측가능한 우주 안의 물질은 이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서
이처럼 빠르게 은하단을 움직이는 것은
우리가 아는 우주 바깥 쪽의 어떤 힘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팽창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우주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진
작은 거품이 빅 뱅으로 급속히 확장됐다는 것이지만
학자들은 이런 거품 밖에 우리가 볼 수 없는
우주의 다른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영역에서는 시공간이 매우 달라 별이나 은하도 없을 가능성이 크며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어떤 구조보다도 큰 거대한 구조가 있어
우리 우주의 은하단들을 끌어 당기며 암흑류를 일으킨다는 것이 학자들의 추측이다.

연구진은 "은하단을 움직이는 구조는 우주 팽창에 의해 수천억광년 밖까지 밀려나
가장 먼 거리를 보는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처럼 일관된 흐름을 만들려면 시공간이 왜곡된 매우 이상한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순전한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우주팽창 이론에 따르면 먼 우주에서 이상한 현상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암흑류를 예상한 학자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 발견으로 학자들은 팽창 이전의 우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볼 수 없는 영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연구하는데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